사주, 어떻게 읽을 것인가

TELLME·

여덟 글자 앞에 서다

처음 사주를 접하면 막막합니다. 여덟 개의 한자가 늘어서 있고, 이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사주 관련 책을 펼치면 천간이 어떻고 지지가 어떻고, 오행의 상생상극이 어떻고 하는 설명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정작 "그래서 이 사주를 어떻게 읽으라는 건가?"에 대한 답은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른 접근을 시도합니다. 개념을 나열하는 대신, 실제 명조 하나를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해석의 순서와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사주를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함께 읽어볼 명조

1992년 음력 7월 15일 오시(午時)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입니다. 만세력으로 변환하면 다음과 같은 여덟 글자가 나옵니다.

시주
일주
월주
연주
병화
갑목
무토
임수
오화
인목
신금
신금
위: 천간(天干) / 아래: 지지(地支)

아직은 이 글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셔도 됩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질문을 던지며 이 명조를 읽어나가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나는 누구인가

사주를 읽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를 찾는 것입니다. 여덟 글자 중에서 나 자신을 대표하는 글자는 무엇일까요?

답은 일간(日干), 즉 일주의 천간입니다. 위 명조에서 일주는 甲寅이고, 그중 위에 있는 천간 甲(갑목)이 바로 이 사주의 주인공입니다.

왜 하필 일간일까요? 사람은 '일(日)'에 태어납니다. 연도와 월은 같이 태어난 사람이 많지만,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사람은 드뭅니다. 그래서 일간이 그 사람 고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봅니다.

甲은 갑목, 큰 나무입니다. 이 사람의 본질은 나무의 성질을 가집니다. 곧게 뻗어 올라가려는 성향, 성장하려는 의지, 그리고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기본으로 깔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같은 갑목이라도 봄에 태어난 나무와 가을에 태어난 나무는 처지가 전혀 다릅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 질문: 어떤 계절에 태어났는가

나무가 언제 태어났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집니다. 봄에 태어난 나무는 때를 만났고, 가을에 태어난 나무는 시련의 계절을 맞이합니다. 사주에서 이 '계절'을 보여주는 것이 월령(月令), 즉 월주의 지지입니다.

위 명조에서 월주는 戊申입니다. 아래 지지 申(신금)이 월령입니다. 신월은 음력 7월, 양력으로는 8월경으로 가을의 시작입니다. 오행으로는 금(金)이 왕성한 계절입니다.

《자평진전》에서 "用神專尋月令(용신전심월령)"이라 했습니다. 용신을 찾을 때 월령을 가장 먼저 살피라는 뜻입니다. 월령 하나가 사주 전체의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월령의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갑목(나무)이 신월(가을, 금의 계절)에 태어났습니다. 금은 목을 극합니다. 가을은 나무의 잎이 떨어지고 기운이 수축하는 계절입니다. 이 나무는 제철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전문 용어로 '실령(失令)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질문: 나는 강한가, 약한가

월령에서 힘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무조건 약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간의 강약, 즉 신강(身强)신약(身弱)을 판단하려면 사주 전체를 살펴야 합니다.

일간이 힘을 얻는 조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종합해 보면, 이 명조의 갑목은 월령에서는 힘을 잃었지만(실령), 일지에 뿌리가 있고(득지), 연간 임수의 생조를 받습니다. 완전히 강하지도, 완전히 약하지도 않은 중화(中和)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실전에서는 이런 경우 다른 요소들을 더 세밀하게 따져야 합니다.

    네 번째 질문: 주변에 누가 있는가

    일간을 중심에 두고, 나머지 일곱 글자가 나와 어떤 관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십성(十星) 분석입니다. 십성은 나를 기준으로 다른 글자들의 역할을 정의합니다.

    甲(갑목) 일간을 기준으로 이 명조의 십성을 배치해 보겠습니다:

    식신
    내가 생하는 것
    나 자신
    편재
    내가 극하는 것
    편인
    나를 생하는 것
    상관
    내가 생하는 것
    비견
    나와 같은 것
    편관
    나를 극하는 것
    편관
    나를 극하는 것

    이 명조의 특징이 보이시나요? 연지와 월지에 申(신금)이 두 개 있습니다. 신금은 갑목을 극하는 편관(칠살)입니다. 나를 공격하는 힘이 두 개나 있는 셈입니다. 반면 나를 도와주는 편인(임수)은 하나, 같은 편인 비견(인목)도 하나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편관의 압박이 상당합니다. 사회적으로 책임감이 강하거나, 외부의 압력을 많이 받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시간에 丙(병화) 식신이 있어 편관을 제어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 무엇이 나를 도울 수 있는가

    사주 해석의 핵심은 용신(用神)을 찾는 것입니다. 용신이란 이 사주의 균형을 맞추고,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쓸모 있는' 오행을 말합니다.

    이 명조를 다시 봅시다. 갑목 일간이 가을에 태어나 기본적으로 약하고, 편관(금)이 두 개나 있어 압박이 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 명조에는 다행히 연간에 壬水(임수), 시간에 丙火(병화)가 있습니다. 용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글자들이 이미 사주 안에 존재합니다. 이런 사주를 "스스로 해결책을 갖춘 사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용신 선정에는 여러 학파의 견해가 있습니다. 억부용신(강하면 억누르고, 약하면 돕는다)과 격국용신(월령의 격을 완성시킨다)이 대표적입니다. 어느 쪽이 옳다기보다,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실전의 지혜입니다.

      그리고 운(運)이 있다

      여기까지가 사주팔자, 즉 타고난 '명(命)'을 읽는 기본 과정입니다. 하지만 사주 해석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명이 고정된 밑그림이라면, 운(運)은 그 위를 흐르는 시간입니다.

      대운(大運)은 10년 단위로 바뀌는 큰 흐름입니다. 용신이 오는 대운에는 순풍을 만나고, 용신을 극하는 대운에는 역풍을 맞습니다.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도 어떤 대운을 지나느냐에 따라 삶의 궤적이 달라집니다.

      세운(歲運)은 매년 바뀌는 해의 운입니다. 그 해의 천간과 지지가 내 사주와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한 해의 색깔이 결정됩니다.

      이 명조의 주인공이 수(水) 대운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인성이 강해지며 편관의 압박이 완화되고, 학업이나 자기 계발에 유리한 시기가 됩니다. 반대로 금(金) 대운이 오면 편관이 더 강해져 외부 압력이 심해지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읽기의 끝, 이해의 시작

      하나의 명조를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정리하면 이런 순서입니다:

        물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실제 해석에서는 천간의 합(合), 지지의 충(冲)·형(刑)·파(破)·해(害), 신살(神煞), 격국(格局) 등 수많은 요소들이 얽혀 들어갑니다.

        그러나 복잡한 이론에 압도되기 전에, 이 기본적인 질문들부터 스스로 던져보는 연습을 권합니다. "이 사람의 일간은 무엇인가?" "월령은 어떤 계절인가?" "강한가, 약한가?" "주변에 무엇이 있는가?"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먼저 한 명조를 깊이 읽을 수 있어야, 백 명조를 읽을 수 있습니다.